일본 리모트+여행 후기
일본 리모트 제도란?
신청한 사람
최종원/이상효
업무에 직결되지 않아도 함께 신청해서 다녀올 수 있다는 점이 좋았다. 업무 외에도 도난사고도 겪고 파출소를 세 번이나 다녀올 정도로 다사다난했지만, 결과적으로 잘 풀렸고 재밌었다. 철호님의 나이스 어시스트!
신청 배경
1.
해외에서 일해 보는 경험을 갖고 싶었다. 나에게 ‘일’이라는 것은 다양한 의미를 가지는데, 어떤 일을 하는지도 중요하지만 일하는 환경도 매우 중요하다. 나의 삶과 뗄 수 없는 강력한 요소 중 하나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2.
이를 위해 일하는 환경을 드라마틱하게 바꿔보는 것이 개인적인 성장에 긍정적으로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생각했고, 이 관점에서 굉장히 좋은 경험이었다.
어떻게 계획했나
5영업일 리모트 + 3.25일 휴가 붙였다. 엄청 절약할 생각은 없이 2주 간 일본에서 실제 일하며 노는 삶을 살아보는 테마로 생각하고 신청했고, 실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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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포 - 하네다로 예약했기 때문에 최소한의 휴가로 이번 리모트워크를 계획할 수 있었다. 공항에서 숙소까지 1시간도 채 안 걸리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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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테일하게는: 출국날/입국날 공항에서 근무 후 퇴근하자마자 비행기 타는 방식으로 계획했다. 하네다는 김포 만큼 와이파이가 좋지는 않아서 자잘하게 실무 보기 어렵긴 했다. 참고.
무엇을 했나
의 | 9일치 정도의 옷을 짐으로 싸갔다. 현지에서 마음에 드는 옷을 사기도 했다. 호스텔에 있는 코인빨래방을 잘 이용했는데, 열심히 빨면서 다니다 보니 9벌을 다 입지는 않았다. 다음에 장기 여행을 간다면 옷을 좀 덜 챙길 것 같다.
개인 수건을 미리 챙겨오길 잘했다. 저렴한 숙소의 경우 유료로 수건을 대여해주기 때문. 인당 총 2개씩 챙겼는데 다음에 계획한다면 조금 더 준비할 것 같다. |
식 | https://brunch.co.kr/@artpen/17
라멘 최고~ 10가지 종류의 라멘을 맛봤는데 모두 다 개성있게 맛있었고 우열을 가릴 수 없었다. 오리고기와 유자 베이스로 만든 라멘은 아주 신박했다.
모든 식사 가격이 저렴하지만 편의점과 마트 가격은 한국과 비교하면 정말 저렴했다. 이를 적절히 활용하면 계획하기에 따라서는 정말정말 저렴하게 생활할 수도 있을 것 같다. 환율과 물가를 고려하면 일본을 여행하고 싶다면 지금이 찬스..!
리모트워크 동안 직접 맛본 음식의 후기가 궁금하다면? Link |
주 | 숙박 예약에 크게 시간을 투자하지 않고 14일 간 총 4개의 도미토리에서 묵었다. 첫 숙소만 출국 전에 예약하고 나머지는 모두 임박해서 예약했는데, 결과적으로 크게 나쁘지 않았다(평균 박당 5만원정도, 공동공간 모두 깔끔). 다만 1~2개월 정도 전에 미리 특가로 예약하면 비슷한 가격에 개인실 있는 3성급 호텔도 가능할 듯하다.
개인 공간 없이 생활하다 보니 작업할 공간이 마땅치 않았다. 잠깐 머물다 가는 입장에서는 롯폰기 오피스에서 일하는 게 훨씬 효율적이었다. |
락 | * 이자카야를 엄청 많이 다녔다. 거의 1일 1이자카야. 생활비의 상당 부분은 여기서 소요되었다.
* 물담배 최고~ 근데 10모금 마시고 어지러워서 누워있었다. |
일 | 일본 롯본기의 공유오피스에서 했다. 철호님이 잘 가이드 해주셨다.
시차가 없어서 좋았다.
원티드 전용 사무실은 조금 작지만, 공유오피스는 생각보다 좋았다. 특히 위치가 사기다. 주요 역인 롯폰기 역에서 걸어서 3분 거리였다.
중간 중간 철호님의 적절한 가이드와 소개가 빛을 발했다. 야후 디자이너분을 소개시켜주기도 하셨고, 회사 옆 모리공원을 산책하며 주변의 역사와 회사에 대해 알려주시고, 마지막에는 스시, 규동과 함께하는 일본 샐러리맨식 저녁을 함께하기도 했다. |
교통 | 정말 많은 지하철 호선이 잘 연결되어 있었다. 너무 많아서 복잡했지만 구글맵이 아주 잘 알려주었기 때문에 큰 이슈는 없었고, 지하철이 이렇게 잘 되어있지 않았다면 정말 힘들었을 것 같다.
‘파스모’ 라는 유명 교통카드가 있는데, 첫 연동만 하면 매우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었다. 파스모 앱을 깔아서 실물 카드 발급 없이도 카드를 만들 수 있다. 다만 요금 충전은 일본 역에서만 가능. 충전하면 대부분의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다. 요즘에는 대중교통뿐 아니라 다른 제휴처도 많아졌다. 일본은 현금의 나라라고 생각했지만 코로나 이후로 많이 바뀌었고, 파스모가 현금 없이도 생활할 수 있는 인프라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었다. 지하철과 버스뿐 아니라 오락실이나 편의점, 자판기 등 다양한 곳에서도 현금이나 실물 카드 없이 핸드폰만 갖다 대면 결제할 수 있었기 때문에 매우 편리했다. 애플페이가 확대되면 한국에서도 비슷한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
관광 | 긴자에 가면 이토야 문구점이라는 곳이 있는데, 총 12층이고 층별로 다른 테마의 문구류에 집중해서 진열, 판매하는 곳이다. 미술학도&문구류&작은 가구류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눈 돌아갈 만한 제품이 정말 많았고, 가격대는 조금 비쌌다. 이토야 외에도 무지, 핸즈 등 다양한 종합 스토어에 다녀왔는데 한국과 비슷한 듯 달라서 많은 참고가 되었다.
크게 리서치&계획하지 않고 마구 돌아다녔는데도 어딜 가나 줄 서서 먹는 맛집이 있었고, 거의 항상 만족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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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인듯 일 아닌 휴가썰
총 세 번의 일인듯 일 아닌 일정을 잡게 되었다.
1.
피그마재팬 견학, 지사장님 만남
2.
야후재팬 견학, 디자이너분 만남
3.
라쿠텐 디자이너분 만남
철호님이 야후 재팬에서 인터랙션 디자이너(사실상 프로덕트 디자이너)로 일하시는 시니어 디자이너분을 소개해주셨고, 야후 재팬 견학과 제품 디자인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했다. 검색포탈 제품의 사장님을 위한 예측 키워드데이터 시각화 프로덕트를 만들고 계셨는데 엄청 재밌어 보였다.
(일본은 국민 전반적으로 데이터 리터러시가 낮아, 이 툴을 활용해 사장님들이 비즈니스를 개선할 수 있다고 느끼고 잘 활용할 수 있게 하기 위한 고민도 병행중이셨고, 그 과정을 제품과 함께 디테일하게 듣는 게 재밌었다)
대학 겸임 교수도 하고 계셨는데, 학생들에게 UX디자인 가르치는 방식도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학생들 프로젝트중에 재밌는 걸 공유해주시기도 했는데, 법원에서 배심원이 의견을 낼 때 느끼는 심리적 장벽을 해소하려는 시도와 실험에 대한 이야기였다. 접근 방식이나 해결한 과정이 매우 재미있었다. 디자이너분이기도 하셨지만 철학가이기도 했던 느낌.
돈 얼마나 썼을까
일본 완전 싸다. 일본은 최근 몇 년간 물가가 거의 안 올랐는데, 환율은 떨어지고 한국 물가는 많이 올랐기 때문에..^^.. 잠실롯데월드 타워와 비교하면 맛도리 맛집들이 점심의 70%~90%가격이다. 한화 8천원~13000원 수준. 물론 비싼 건 비싸지만 그건 잠실도 마찬가지. (도쿄 유명 장어덮밥 가격이 해목보다 싸다)
개인적으로 2주 간 항공료, 숙박료, 기념품, 관광비, 술값 전부 포함 270만원 정도 사용했다. (노션 정산내역 스샷으로 추가)
숙박/항공료/쇼핑을 빼면 2주간의 생활비는 100만원 미만. 맛집과 이자카야를 거의 매일 간 것을 생각하면 매우 저렴한 금액이라고 생각한다.
Takeaways
회사에서 따로 지원금은 없지만, 해외에서 오랫동안 일하며 생활해볼 수 있는 기회도 흔치 않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강추~ 일본이 별로 안 비싼 지금이 기회라고 생각함.